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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속 줄기세포 이슈가 남긴 것들

가치없던 소수 의견이 보호됐던 스코키 사건의 의미 1977년 일단의 네오나치 그룹이 미국 시카고 근교의 스코키(Skokie) 시에서 퍼레이드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곧 격렬한 반발을 일으켰는데 당시 스코키 시는 많은 유대인들이 정착하여 살던 곳으로 특히 그들 중 약 20%는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이거나 생존자와 관련이 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네오나치 그룹의 의도는 뻔한 것이었다. 유대인들을 자극하여 괜한 소동을 일으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자 일부러 스코키를 택하여 이슈화 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대인들에게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도발이자 모욕이었으므로 이에 대항하여 같은 날 데모를 계획하는 한편 그들을 상대로 행사중지가처분을 구하는 신청을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사법부의 판단을 받게 되었다. 이 사안의 법률적 쟁점은 명확하였다.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서 …

잊었던 과거가 생생한 현실로 올 때

지난 번 글에 이어 다시 또 영화 이야기로 시작한다. 혹시 하늘에서 개구리들이 비처럼 떨어지던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영화 매그놀리아(Magnolia)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과거에 타인에게 입힌 상처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해자와 그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안타까운 이야기가 얽히다가 클라이맥스에서 난데없이 개구리들이 비처럼 떨어진다. 사실은 아직도 “개구리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생뚱맞은 개구리비와 함께 고통의 절정이 지나가면서 개구리비는 하늘에서 내린 구원 내지 용서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영화 내내 불편했던 마음이 구원을 받은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 나온 한 줄의 자막이 비수처럼 꽂혔다. “당신은 과거를 잊을지 몰라도, 과거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말인가. 하얀 소복입고 TV 밖으로 기어 나오는 것보다 …

솔로몬의 고뇌

새로운 도구와 기술의 등장에 따라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그중에서 최근 IT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것들은 새로운 기술의 부작용에 따른 것들이다. 이것은 기술이 공식적으로 의도하지 않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들이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분쟁의 원인들과 법적인 판단이 이루어지는 배경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3년 전 연수과정으로 미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의 일이다. 이른 아침에 연방판사를 따라 카운티 법조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때 변호사들과 현안에 대해서 이리저리 토론을 하다 그 당시 모 매체에서 발표한 ‘어처구니없는 올해의 평결 10선’이 화제가 되었다. 그 중 당당하게 1등을 차지했던 사건은 그 자리에 있은 대부분 사람들의 공감 – 역시 어처구니없다는 – 을 얻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정확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