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 일간지에서 기사가 하나 눈에 띄었다. 어느 정당을 방문한 A사이트 회원들에 관한 기사였는데 읽다 보니 “그들은 야구모자나 선글라스를 썼다…[중략]…서로를 ‘와우님’ ‘흡연구역님’이라는 식으로 실명보다는 필명으로 불렀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내가 잘 못 느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사에서는 ‘그들은 정상적인 사회인들이라기보다 마치 비밀조직원처럼 수상쩍은 사람들이다’라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꼭 그런 의도는 아니었더라도 그 기사를 읽은 많은 사람들은 그런 취지로 이해했을 것이다. 다소 씁쓸한 기분이 들 수 밖에 없는 게 난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모르지만, 필명으로 부른다는 것이 어떤 건지는 알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천리안과 하이텔이 천하를 양분하던 PC 통신 시절에 천리안 모 동호회의 시삽을 맡아 활동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