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zdnet에 “대한민국에 고함, 인터넷을 논하라” 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다.

지금 읽어보면 참 제목하나 건방지게 달았다라는 생각이 들어 좀 무안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절실한 마음을 담아선 쓴 글이다. 아마 그 시기가 새 정부 들어와서 인터넷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기 시작한 시점이었고, 또 인터넷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갈등이 거세지던 때 였기에 그런 글을 썼던 것 같다. 누구보다도 인터넷의 혁신성을 즐기고 인터넷이 가져다 주는 사회, 문화적 잠재성을 믿었던 터여라 한번도 제대로 된 논의 없이 피상적인 기대와 공포가 충돌하기만 하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좀 차분하게 제대로 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터넷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여기에서 다시 그 모든 사연들을 집어들 필요도 없이 우리의 인터넷이 문화나 산업적인 측면에서 생기를 잃은 사실을 대부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건 요즘 들어와 인터넷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있었던 실명제의 폐지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그 동안 경험한 많은 시행착오와 놓쳤던 기회가 다시 어떻게 우리에게 약으로 돌아올지 궁금해 지는 시기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판사, 검사, 변호사, 학계, 실무계 등 IT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학회인 한국정보법학회 가”인터넷, 그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 주로 법률가들이 참여를 했지만 그밖에 경제학자, 언론학자, 컴퓨터 공학자, 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 약 40명이  인터넷에 관한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생각을 펼친 책이다. 목차 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인터넷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까지 골고루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단순한 논문의 나열이 아니라 인터넷의 혁신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는 의미에서 인터넷의 출발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일관성있는 흐름을 가지고 건드려 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물론 많은 저자들이 참여한 만큼 각자의 생각이나 방향이 다를 수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함께 책을 만들었다.

약 1,1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올초부터 기획을 하고, 함께 토의를 하고, 그리고 수차례 교정을 봤던 그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지만, 그래도 4년 전 애절하게 인터넷을 논하자고 외쳤던 터라 지금의 논의들이 너무 반갑고 즐거울 뿐이다. 그래서 맨처음 장을 4년전 제목을 그대로 따와 “인터넷을 논하라” 라고 붙이고 인터넷의 출발,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무지 의미있는 책이다.  기타 정보는 http://www.facebook.com/KAFILBOOK 를 참고하면 된다. 서점에는 10월 8일부터 풀릴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함께 생각해보고 활기있고 즐겁고 혁신적인 인터넷을 그려보는 조그마한 계기가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