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글에 이어 다시 또 영화 이야기로 시작한다. 혹시 하늘에서 개구리들이 비처럼 떨어지던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영화 매그놀리아(Magnolia)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과거에 타인에게 입힌 상처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해자와 그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안타까운 이야기가 얽히다가 클라이맥스에서 난데없이 개구리들이 비처럼 떨어진다. 사실은 아직도 “개구리비”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생뚱맞은 개구리비와 함께 고통의 절정이 지나가면서 개구리비는 하늘에서 내린 구원 내지 용서의 손길처럼 느껴졌다. 영화 내내 불편했던 마음이 구원을 받은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 나온 한 줄의 자막이 비수처럼 꽂혔다. “당신은 과거를 잊을지 몰라도, 과거는 당신을 잊지 않는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말인가. 하얀 소복입고 TV 밖으로 기어 나오는 것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