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는 구경도 못했고, CT(Cassette Tape)도 흔하지 않던 시절, 허접한 CT 레코더로 밤을 세워가며 라디오 음악방송을 녹음하던 때가 있었다. 그 당시 형편으로는 공 테이프를 사기가 부담스러워 방에서 굴러다니는, 주로 부모님이 듣던 가요테이프를 슬쩍 이용했는데, 어떤 CT는 아무리 녹음버튼을 눌러도 요지부동이어서 혼자 열 받아 씩씩거리곤 하였다. 공 테이프를 몇 번 사봤으면 알 수 있었겠지만 당시로는 CT의 한구석에 있는 탭을 부러뜨리면 녹음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지금 생각해도 왜 굳이 탭을 부러뜨리도록 했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슬라이드로 구멍을 막았다 열었다 하면 될 것을. 혹시 나 같은 무지한 소비자들로 하여금 계속 새 제품을 구입하게 하려 했던 음모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지만 끈질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