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개설한 김에 그 동안 투고해 온 ZDNet 칼럼의 후기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10여 편 되는 글이 내 이름 뒤에 붙어있다. 정기적으로 하는 투고는 이 컬럼이 유일한 것임에도, 매번 마감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것이 새삼스럽게 미안하고 좀더 공부를 하고 좀더 차분하게 작성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나마 이 정도의 글을 모으게 된 것만 해도 스스로 기특하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나에게 항상 유익한 자극을 주는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 되었으니 이래저래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것 같다.      


[beyond IT] 기계와의 전쟁 

나의 첫글이 기술적보호조치에 관한 것이었던 이유는 이 것이 디지털 시대의 저작권 체계의 변화방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보호조치는 언뜻 생각하기에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권리침해를 막기 위한 방어적 조치처럼 보이지만 사실 권리를 확고하게 하거나 확장하기 위한 공격적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법률이 보호하는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마련된 기술조치를 다시 법률로 보호하는 순환적인 구조는 애초에 법률이 보호하고자 했던 대상을 넘어 그렇지 않은 것까지 보호하게 되는 위험을 내포한다. 기술조치의 적용은 구체적 사안을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적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은 접근통제장치가 기술적보호조치의 범위에 들어가는 경우 극명하게 들어난다. 저작권법은 단순한 감상으로서의 이용(exploit이 아닌 just use)에 관한 권리는 규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접근통제장치는 이에 대한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정리하면 법에 의한 기술적 보호조치의 보호는 법이 아닌 기술의 지배를 낳을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렇다고 러다이트(Luddite) 운동 같은 反기술운동을 부르짖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문제해결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이유로 시스템의 근본적인 체계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은 솔류션을 마구 도입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게다가 솔류션에 눈이 멀어 전체적인 쳬계를 한번 살펴볼 생각조차 못한다면 더욱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편리한 솔류션을 거부하고 불편하게 살자는 말도 결코 아니다. 체계와 호환되지 않는 솔류션은 편리한게 아니라 불편하다. DRM이 적용된 MP3 파일이 과연 편리하던가?  

참고로, 위 칼럼에서 언급하였던 Sony Playstation 게임기의 모드칩 사건은 위 모드칩이 기술적 보호조치를 위반한 것으로 판결이 나왔다. 이에 관하여는 나중에 한번 정리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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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eminiLove 2007/03/09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포스팅 논쟁에서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사실] 글을 보고 따라왔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2. 하늘달리기 2007/03/09 16: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윗분과 동일한 기사를 읽고 타고 들어왔습니다. 제가 생각하는게 맞다면 종수님(판사님 보다는 이게 나을듯해서 적었는데 무례하게 느끼시지 않았으면 합니다)도 얼마전 논쟁이 된 "공개하지 않을자 인터넷을 떠나라"는 과격한 표현을 쓴 다음 뉴스 기자단 소속의 포스팅을 염두에 두고 쓰신듯한데....그 포스트에 종수님의 명쾌한 글이 그렇게 어설프게 저작권을 곡해 하는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글이 되면 좋겠습니다. ^^.

  3. guesswho 2007/03/09 18: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zdnet의 그 글은 꼭 누구에게 깨달음을 주기위한 것 보다는 말씀하신 그 포스팅이나 다른 분들의 의견 모두를 한번쯤은 되씹어 보면서 무엇이 핵심인지 서로 찾아나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쓴 것입니다.^^